다이 하드: 굿 데이 투 다이 (2013) - 맥클레인이 기관총이라니.. 김CineMa黨 단평




80년대 후반 이른바 '다이 하드 액션'이란 신장르까지 탄생시켜 액션 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다이 하드 시리즈의 최신작인 5편은
그야말로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킨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전 애초 5편 제작 소식이 들렸을때 이제는 미국을 넘어 국제적으로 무대로 옮긴다는 설정이 시작부터 전혀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전 이 다이 하드 5편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물론 존 무어(개자식)이지만 영화의 무대가 되는 러시아라고 생각합니다. 러시아라는 국가가 나쁘다는 의미가
아닌 영화의 무대가 러시아인게 나쁜다는 의미입니다.

다이 하드 시리즈하면 이젠 너무나 유명해서 긴 설명이 필요없는 폐쇄적 공간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라고 할 수 있는데 (물론 시리즈화 되가면서 이 공식이
점차 깨지지만) 러시아라는 그간 다이 하드에서 볼 수 없었던 국제적 무대로는 그런 서스펜스가 나올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굳이 러시아로
무대를 옮겼는데 한 공간을 무대로 할 수는 없고 그랬다면 애초에 러시아로 무대를 옮길 필요가 없었겠죠.

러시아로 무대를 옮긴 만큼 영화는 더욱 스케일을 확장해 큰걸 보여줘야 하다보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는 하는데 그렇다고 이게 또 그닥 효과적이지도
못합니다. 영화에서 등장한 호텔이나 장소들이 얼마나 유명한지 모르겠으나 러시아를 무대로 한 만큼 뭔가 임팩트있는걸 보여줘야 하는데 그마저도 아니란게
또 문제란거죠. 그래도 영화는 다이 하드만에 특징이라 할 수 있는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는 있습니다.
막판 무대를 한정된 공간인 체르노빌로 옮긴 것만 봐도 그렇고요.

사건이 터지는 오프닝부터 이 영화는 다이 하드 시리즈라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007 시리즈나 다른 액션 블록버스터를 보는 기사감이 강하게 듭니다.
이렇게 오프닝부터 그간에 시리즈들과 궤를 달리하고 있으니 시리즈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초반부터 덜컹거리 시작하는거죠.

그런 시리즈의 정체성을 포기한 오프닝이 지나고 존 맥클레인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부터는 제법 다이 하드 분위기를 풍기기는 합니다.
특히나 모스크바에 도착한 맥클레인이 택시안에서 택시기사와 나누는 잡다한 대화는 제일 다이 하드답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이후에도 이런 다이 하드스러운 장면들이 등장하면 좋으련만 영화는 이런 기대를 무참히 깨버립니다.

특히나 아들 잭 맥클레인 역으로 분한 제이 코트니가 나오는 장면들은 전부 다른 영화를 보는 기분입니다. 더욱이 직업이 프로페셔널한 CIA 요원이기 때문에
이 기분은 더욱 극대화됩니다. 다이 하드는 역시나 긴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소시민적인 경찰 나부랭이가 죽을 고생을 하며 테러리스트들을 소탕하는건데
전문적으로 훈련을 받은 요원이 등장하고 작전과 임무, 계획이 등장하자 (물론 계획이 틀어지긴 하지만) 다이 하드 특유의 미덕이 사라져버리게 되는거죠.

브루스 윌리스는 분명 존 맥클레인을 연기하고 있지만 전 [익스펜더블 2]에서 본 '처치'가 강하게 떠오르더군요.
맥클레인이 일말의 망설임 따윈 없이 기관총을 집어들고 적들을 향해 난사 해대는 장면을 보곤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1편에서의 맥클레인이 테러리스트를 제압하고 머신 건을 득템하게 됐을땐 테러리스트들을 향해 냉소적인 유머도 날릴 줄 알았고 머신 건 자체적으로는
살상용이라기 보단 방어용이라는 성격이 강했습니다. 그렇게 얻은 머신 건을 이용해 남을 해치기 보단 엘리베이터 내부에서 다른 층으로 건너갈때 쓰이는
생존도구나 마찬가지였지요. 이 작품에서 그 시절의 맥클레인을 기대하긴 힘듭니다. 세상이 그때보다 각박해지고 맥클레인의 냉소적인 유머도 말라버린
걸까요?  무조건 적이 보이면 총을 집어들고 쏴버리는게 이 영화안에서 맥클레인이 할일입니다.
어쩌면 맥클레인은 그런 각박해져 버린 세상 때문에 꼰대 유머가 통하지 않는다는걸 깨닫게 된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역시나 긴 설명이 필요없는 시리즈 특유의 냉소적인 유머와 맥클레인의 위트있는 말빨은 이 영화에서 얼마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또 그게 그렇게 효과적으로
쓰이지도 못하고 그냥 밍숭생숭합니다. 아빠 맥클레인과 아들 잭이 나누는 대화들은 뭔가 계속 핀트가 어긋나 있는 느낌이고 맥클레인은 계속 뭔가 개그를
칠려는데 반응이 없으니 큰거 한방 노리는 사람처럼 되도 않는 개그나 시도 해대는 느낌입니다. 그런 와중에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걸 모르는 아들놈은
맥클레인의 꼰대 개그에 그냥 찬물도 아닌 얼음조각들이 동동 뜬 얼음물을 계속 퍼붓는 격입니다.

이제는 안나오면 섭섭한 'Yippee-ki-yay, motherfucker'와 맥클레인 부자가 초반과 막판 각각 가운데 손가락을 날릴때도 그냥 다이 하드 특유의 시니컬한
농담이 나와줘서'라도' 고맙단 느낌만 들었지 이전 시리즈들 처럼 짜릿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지진 않더군요. 이렇게 감흥 없기도 정말 힘들텐데 말이죠.
 

아빠 존과 아들 잭 두 사람의 시너지 효과는 남이였던 3편의 제우스보다도 못하고 4편의 딸 루시와 역시 남이었던 매튜보다도 못합니다.
어떻게 보면 1편의 파웰 형사와 나눴던 교감도 두 사람 사이엔 존재 하지 않습니다. 뭔가 사이가 안좋았던 아빠와 아들이 점차 화해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려고는 시도하긴 하는데 유감스럽게도 별로 그런 느낌이 들진 않습니다.
맥클레인의 가족사는 시리즈를 관통하는 특징 중 하나인데 이런 설정이 효과적으로 사용되지 못한 점은 아쉬움이 크다고 생각되네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라도 뭉클하게 표현됐다면 5편은 분명 지금과는 확실히 다른 대접을 받았을 겁니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완전히 시리즈의 종말을 고했다는 생각은 안합니다. 한없이 나쁘게만 본다면 다이 하드의 속편이란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겠지만 그래도
나름 다이 하드적인 구석을 갖추려고 노력한 장면들은 등장합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이번편은 너무 말도 안되게 심했지만 주인공(들)에게 빗발치는 총알세
총알난사로 인해 박살나는 건물의 파편들과 유리조각들, 사건이 터질수록 상처입고 피흘리며 옷이 너덜너덜해지는 주인공들, 3편의 제우스와 맥클레인을 연상시키는 잭과 존이 마주 앉아 부상입은 상태에서 나누는 대화, 1편의 한스 그루버와 맥클레인의 만남을 떠오르게 만드는 악당의 설정과 무전기 활용방식, 거기에
3편부터 이어져 온 여성 악당의 등장과 역시나 폐쇄된 공간에서 펼치는 클라이맥스 등은 그래도 미약하게나마 이 영화가 '다이 하드의 속편이지'라고 인정해
줄 수는 있을꺼 같네요.

개인적으로는 1편의 한스 그루버를 떠올리게 한 악당의 설정에서 맥클레인이 1편때의 경험으로 알아차렸다고 언급이 되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합니다.

초반 카 체이스 씬과 호텔에서의 총격전, 막판 체르노빌에서의 결전으로 액션 씬은 크게 세부분으로 나뉘는데 호텔에서의 총격전과 체르노빌에서의
몇몇 액션 씬들을 제외하면 액션은 대체적으로 괜찮은 편입니다. 특히나 초반 카 체이스는 액션만 보자면 훌륭하기까지 합니다.

각본이 나쁘고 연출이 못났으면 배우 활용이라도 잘했어야 됐는데 유감스럽게도 이 작품에선 배우들 활용도 안좋습니다.
브루스 윌리스가 연기하는 존 맥클레인은 맥클레인의 탈을 쓴 [익스펜더블 2]의 처치라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한가지 남에 나라에까지 가서 민폐를 끼치며
투덜되는 맥클레인의 설정은 배우의 잘못이라기 보단 나쁜 각본과 나쁜 연출의 문제라고 봅니다.
잭 역에 제이 코트니는 시종일관 너무 심각해서 등장하는 모든 장면이 마치 다른 액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지만 앞으로 좋은 작품을 만난다면
분명 좋은 액션과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꺼 같더군요.
좋은 배우 세바스찬 코흐같은 경우는 카리스마있는 악역을 줬어도 괜찮았을 법했는데 각본을 잘못 만난탓에 시리즈 중 최악의 악역을 보여줍니다.
여성 악역인 율리아 스니기르는 독창성없이 3편의 샘 필립스와 4편의 매기 큐를 섞어놓기만 한 캐릭터 같고 금새 퇴장당하시어 놀라움을 주는 콜 하우저를
비롯한 그외 등장하는 캐릭터 모두가 깊이없이 얄팍하기만 합니다. 존재감이 없는건 말할 것도 없고요.

하지만 모든걸 다 떠나서 오직 다이 하드 시리즈의 팬심으로 보자면 킬링타임용 값어치는 충분히 했다고 생각됩니다.
오히려 속편이 나올때마다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는 다이 하드를 관객들이 팬심이라는 이유로 고정관념의 틀안에 가두려는 것이 아닌가하고 살짝쿵 생각해보게
기도 합니다. 다이 하드라고 바뀌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브루스 윌리스가 인터뷰에서 빠른 시일내에 6편이 제작된다고 했는데 다른건 다 제치고서라도 부디 제대로 된 다이 하드만의 미덕을 갖추고 돌아와 줬으면
합니다.
 

영화 볼때 확실히 삭제시킨 장면이 보이던데 예고편에 등장했던 오토바이를 탄 이리나의 섹시한 모습도 그렇게 잘려나간게 아닐까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존 무어가 영화가 개봉된 후에 영화에 아들이 나온다는 설정은 브루스 윌리스의 아이디어라고 했는데 이게 뭔 의도로 말한건지 모르겠네요.
지 아이디어가 아니라서 영화가 그렇게 나왔다는건지 그 말이 하고 싶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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