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아쉽게도 정통 잠수함을 다룬 한국 영화는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메이저급에서 부터 B급, C급 심지어 Z급까지 잠수함을 소재로 숱한 해양 밀리터리 액션물을 다룬
헐리웃 영화들과는 확실히 비교하기가 어려운게 한국 잠수함 영화의 현실입니다.

1999년 세기말, 민병천 감독의 핵 잠수함을 다룬 한국 최초의 잠수함 영화인 [유령]이
[강철비 2: 정상회담]이 나오기 전까지 거의 유일무이한 잠수함 소재의 한국 영화였습니다.

신원이 사라져 번호로만 불리는 승조원들이 승선해 있고, 함내 모든 것이 일급 기밀에 부쳐져 있는
그야말로 유령같은 핵 잠수함 '유령' 내에서 벌어지는 함내 반란과 막판 일본의 해상자위대 잠수함과의 잠수전을 그린 영화로
긴장감 넘치는 함내 정치 반란과 故 토니 스콧 감독의 95년작 [크림슨 타이드]의 제작진을 초빙해 자문을 받아 만든
실제 미니어처를 사용한 잠수전 액션 씬은 볼만하다는 평입니다.
하지만 일본의 비밀스러운 잠수함을 소재로 한 만화 [침묵의 함대]와 앞써 언급한 함장과 부장의 팽팽한 기싸움을 다룬
[크림슨 타이드]에서 차용한 듯한 컨셉과 시대착오주의적인 민족주의 운운으로 좋은 평은 듣지 못하고 흥행엔 실패한 작품입니다.

비슷한 소재로 [유령]을 표절했다는 오해를 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쉬리]와 함께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포문을 연 작품으로
한국 최초의 잠수함 영화라는데 그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관제 장교 432역에 설경구, 조리장 981역에 정은표, 434역에 박호산, 531역에 이철민,
찬석의 아버지 역에 김응수 등이 출연해 지금 보면 초호화 캐스팅을 이루고 있습니다.
각본엔 봉준호, 장준환 감독이 참여해 제작진들도 지금 보면 놀라울 정도로 역시 초호화로 이루어져 있고요.

당시 가오가 극에 달한 최민수의 카리스마 연기가 압권이고, 정우성은 [강철비 2: 정상회담]에 출연함으로써
한국 최초의 잠수함 영화와 한국을 대표하게 된 잠수함 영화 두편에 연달아 출연한 최초의 배우가 됐습니다.

정우성보다 먼저 해양 액션물을 다룬 한국 영화 두편에 출연하게 되고

다음으로 살펴볼 영화는 신현준, 신은경, 김영호 주연의 2003년작 [블루] 입니다.

[블루]는 [유령]이나 [강철비 2]와는 달리 본격적으로 잠수함을 다룬 영화는 아니고
해군 잠수부대 SSU의 활약을 그린 작품입니다.
하지만 극중 장보고급 잠수함인 가상의 잠수함 한반도함이 등장하긴 합니다.
사실 잠수함을 다룬 한국 영화가 한손에도 꼽히지 못할 정도로 없기도 하고..
해군의 최첨단 장비를 실은 한반도함이 심해에 좌초하게 되고 이를 구조하기 위한 SSU의 구조작전을 다룬 영화로
거기에 두 주인공의 우정과 훈련교관으로 부임하게된 주인공의 옛 연인과의 로맨스,
동료들을 구하기 위한 전우애 등을 가미시킨 작품입니다.
이 영화도 [유령]과 마찬가지로 흥행엔 실패했으나 실제 해군의 협조와 자문으로 제작되어
극중 SSU의 재현도는 수준급이라는 평입니다.
당시 현실적인 해군 역할을 위해 신현준이 삭발을 감행한게 화제였으며
신은경이 여군으로 출연해 [G.I. 제인]의 데이 무어와 비교 되기도 하는 등 몇가지 이슈를 낳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같은 해 주연 중 한명으로 출연한 김영호와 당시 정우성 닮은꼴로 유명했던 류수영은
MBC 드라마 [맹가네 전성시대]로 다시 함께 작업 하게 됩니다.

북한 핵 잠수함의 함장 박우철 역을 맡아 정우성과 한 영화에 출연하게 됐죠.






[장군의 아들] 시리즈의 김동희로 유명하고 [야인시대]에도 출연한 이일재가 최중령역,
[타짜]의 대가리에 마요네즈만 든 너구리로 유명한 조상건 등이 출연해
[유령]에 비해 초호화라곤 할 순 없으나 나쁘지 않은 캐스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유령] 이후 한국형 잠수함 영화의 명맥이 이어져 오지 못한게 아쉬우나 [강철비 2: 정상회담]이 흥행에 성공해
최초로 흥행한 한국 잠수함 영화라는 타이틀과 함께 앞으로도 수준 높은 한국형 잠수함 영화를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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